방송대 편입 3학년 1학기, 과제와 기말시험으로 보낸 첫 학기
방송통신대학교 편입 3학년 1학기 후기. 과제 양식부터 기말시험 방식까지, 헤매며 배운 것들의 기록
편입은 1학년이 아니라 3학년부터 시작된다. 신입생처럼 기초 과목부터 천천히 적응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채 파악하기도 전에, 전공 심화 과목부터 곧바로 맞닥뜨렸다.
인강 자체는 낯설지 않았다. 회사에서도 이런저런 교육을 인강으로 들어봤으니까. 진짜 실감이 난 건 첫 과제 공지를 봤을 때였다. 아, 진짜 학기가 시작됐구나 싶었다.
한 학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랬다. 중간과제, 출석대체과제, 기말과제, 기말시험.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제의 연속이었다.
낯선 용어보다 낯설었던 프로그래밍 언어
막상 강의를 듣기 시작하니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1시간이 넘는 강의도 많았고, 낯선 용어는 한 번 듣는다고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나마 통계 용어는 사정이 나았다. 평균이나 분산처럼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었으니까.
정작 낯설었던 건 프로그래밍 언어였다. Python, SQL, R. 이름은 익숙해도 직접 코드를 짜본 적은 없었다. 문법 하나하나가 낯설고, 오류 메시지 한 줄을 이해하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그럴 때마다 AI에 코드를 붙여넣고 뭐가 문제인지 물어가며 하나씩 뚫어나갔다.
과제를 쓰려고 보니 특정 차수의 내용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코드가 나오는 차수는 한 번 듣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같은 차수를 두세 번씩 반복해서 들은 강의도 있었다. 이해를 위한 반복이 아니라, 과제를 채우기 위한 반복이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과정 자체가 공부였다. 강의를 한 번 듣고 넘기는 게 아니라 과제라는 이유로 다시 들여다보니, 코드 한 줄 한 줄이 오히려 조금씩 손에 익었다.
과제 양식, 우수과제 예시로 감을 잡다
과제 양식도 처음엔 막막했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다행히 과제 안내에는 분량 기준이 적혀 있었다. “1장 이내”, “10장 이내”처럼. 커버페이지 양식도 정해진 틀이 있었다.
그래도 감이 잘 안 잡히는 부분, 이를테면 주석을 어떻게 다는지, 참고문헌은 어느 정도까지 밝혀야 하는지는 학교 공지사항에 올라온 우수과제 예시를 보고서야 익혔다. 다른 학과 우수과제까지 참고할 수 있어서, 다들 어떤 식으로 쓰는지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됐다.
그렇게 하나씩 익혀가도 마감은 늘 코앞에서야 실감이 났다. 업무로 지친 몸을 이끌고도 노트북을 열 수밖에 없었던 날들, 자정을 넘겨 제출 버튼을 누르고 나서야 마음이 놓이던 순간들이 한 학기 내내 반복됐다.
기말시험, 대부분 있다고 봐야 한다
착각한 것도 있었다. 기말시험도 과제로 대체될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처음부터 기말시험을 과제로 대체하도록 설계된 일부 과목만 그랬고, 나머지는 기말시험이 따로 있었다. 기말시험이 없을 거라 기대했다가, 뒤늦게 알고 조금 당황했다.
기말시험 현장, 예상과 달랐던 것들
지역 방송대 캠퍼스에 가서 오프라인으로 태블릿으로 봤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방송대 특성상 나이대가 다양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실제로 마주하니 느낌이 달랐다. 학생부터 직장인, 중장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과목 시험을 보러 와 있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다시 책상 앞에 앉는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 일자는 직접 골라서 신청할 수 있었다. 나는 4과목을 매주 2개씩 나눠서 봤다. 막상 시험장에 앉으니 분위기는 학생 때와 똑같았다. 은근한 긴장감도 그대로였고, 문제를 다 풀고 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빨리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계산 문제가 있는 과목은 별도의 메모지를 나눠줬고, 계산기 지참도 가능했다. 덕분에 공학계산기도 새롭게 마련했다. 다음에 자격증 시험을 준비할 때도 요긴하게 쓸 것 같다.
그래도 남은 것
그렇게 정신없이 한 학기를 통과했다. 끝나고 나서 성적표를 받아보니 장학금까지 받게 됐다. 헤매고 부딪히면서도 나름 열심히 했다는 걸 확인받은 기분이었다.
한 학기 내내 뭔가를 몰라서 헤맨 기억이 많다. 과제 양식도, 기말시험 방식도, 마감에 쫓기던 밤들도. 그런데 그 헤맴 하나하나가 다음 학기를 위한 나만의 매뉴얼이 됐다. 이번엔 몰라서 늦었지만, 다음엔 알고 시작할 수 있다. 버거웠던 한 학기였지만, 그것만으로도 남는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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