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MRP 계획오더 미생성, 텅 빈 준비대로 시작하는 아침
MRP를 돌렸는데 계획오더가 하나도 생성되지 않을 때 확인해야 할 다섯 가지 원인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Rabbit입니다! 🐰
저녁에 퇴근하기 전, 내일 아침 화구에 바로 올릴 수 있게 재료를 미리 꺼내 준비대에 올려두는 게 매니저 일입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 준비대가 텅 비어 있습니다. 내일 뭘 만들지 아무 준비도 안 된 거죠.
당황할 일은 아닙니다. 준비할 이유가 없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제 만든 게 아직 남았거나, 애초에 내일 들어올 주문이 없었다면 준비대가 비어 있는 게 오히려 정상입니다.
MRP도 똑같습니다. 돌렸는데 계획오더가 하나도 안 생겼다면, 대부분 MRP가 고장 난 게 아니라 만들 이유를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다섯 가지로 나눠, 확인하는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 MRP가 계획오더를 안 만드는 건 오류가 아니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계산 결과일 때가 많다.
- 원인은 크게 다섯 갈래다: 소요가 없거나, 재고로 충당되거나, BOM이 없거나, 조달유형이 다르거나, 자재가 MRP 대상이 아니거나.
- 확인은 재고/소요 리스트(
MD04)에서 시작한다. 결과부터 보고 원인을 좁힌다.
먼저 MD04부터 연다
원인을 찾기 전에 결과를 봐야 합니다. MD04(재고/소요 리스트)를 열어 그 자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는 게 첫 단추입니다.
이 화면은 그 자재의 재고와 앞으로 예정된 입출고를 시간순으로 한 줄씩 보여줍니다. 위에서부터 현재고가 있고, 그 아래로 소요와 입고 예정이 날짜순으로 쌓이면서 잔고가 계산됩니다. 계획오더가 생겼다면 여기에 PldOrd 항목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갈림길이 둘로 나뉩니다. 소요 항목 자체가 없다면 계산할 대상이 없었던 것이고, 소요는 보이는데 계획오더만 없다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아래 다섯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1. 애초에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다
가장 흔한 경우입니다. 매니저가 계산을 안 한 게 아니라, 계산할 주문이 없었던 것이죠.
MRP는 수요가 있어야 움직입니다. 판매오더든, 계획독립소요(PIR)든, 상위 자재의 종속소요든, 무언가가 “이만큼 필요하다”고 말해줘야 그 아래로 계산이 내려갑니다. MD04에 소요 항목이 한 줄도 없다면 여기서 멈춘 겁니다.
특히 계획생산(MTS) 환경에서는 PIR이 이번 기간에 안 들어왔거나, 등록은 됐는데 계획기간이 지나버린 경우가 잦습니다. 지난달 계획이 화면에 남아 있어도 MRP는 이미 지나간 날짜를 새로 계획하지 않습니다.
수주생산(MTO) 환경이라면 판매오더가 그 역할을 합니다. 판매오더는 있는데 소요로 안 잡힌다면 오더 항목의 소요전달 설정을 봐야 하는데, 이건 별도로 다룰 만큼 깊은 주제입니다.
2. 이미 만들어 둔 것이 있다
주문은 들어왔는데 준비대가 비어 있다면, 매니저가 냉장고를 먼저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제 만들어 둔 게 그대로 남아 있으면 굳이 오늘 재료를 또 꺼내 둘 이유가 없죠.
MRP도 순소요량으로 계산합니다. 총소요량은 재고를 고려하기 전 “이번에 필요한 총량”이고, 순소요량은 거기서 가진 재고를 뺀 “실제로 더 마련해야 하는 양”입니다. 순소요량이 0 이하면, 즉 이미 가진 게 필요한 양보다 많거나 같으면 계획오더는 생기지 않습니다. 오류가 아니라 계산 결과가 정직하게 0이 된 것뿐입니다. 이 계산 과정은 SAP MRP, 레스토랑 대량 주문처럼 짜는 자재계획에서 예시로 자세히 다뤘습니다.
주의할 건 여기서 말하는 재고가 눈에 보이는 재고와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창고에 물건이 쌓여 있어도 품질검사 중이거나 보류 재고로 잡혀 있으면 가용재고에서 빠집니다. 반대로 이미 걸려 있는 구매오더나 계획오더가 앞으로 들어올 예정으로 잡혀 있으면, 실물이 아직 없어도 그만큼 순소요량 계산에서 미리 차감됩니다. 곧 들어올 게 확실하니, MRP 입장에서는 이미 충당된 것으로 보는 셈입니다.
💡 핵심:
MD04에서 재고와 소요가 어떻게 상계되는지 줄 단위로 보면, “왜 안 나왔는지”가 대부분 그 화면 안에서 설명됩니다.
3. 레시피에 재료가 걸려 있지 않다
완제품 계획오더는 나왔는데 그 아래 자재로 소요가 안 내려가는 경우입니다. 주방으로 치면 “김치찌개 100인분”이라는 지시는 붙었는데, 레시피에 배추가 안 적혀 있어서 배추를 준비하라는 얘기가 아무 데도 없는 상황이죠.
BOM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유효일자가 맞지 않으면 그 아래로 소요가 전개되지 않습니다. BOM에는 유효 시작일이 있어서, 생산 예정일이 그 앞이면 시스템은 그 BOM을 없는 것으로 봅니다. CS03으로 BOM을 열어 유효일자와 품목을 확인합니다.
생산버전을 쓰는 환경이라면 한 겹 더 있습니다. BOM과 라우팅이 각각 존재해도 이 둘을 묶는 생산버전이 없거나 유효하지 않으면 MRP가 어느 레시피를 쓸지 정하지 못합니다. 이 4대 기준정보의 관계는 SAP PP 기준정보, 핵심 4가지로 이해하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4. 이건 사 오기로 되어 있다
계획오더는 없는데 구매의뢰가 생겼다면, 이건 문제가 아니라 설정대로 동작한 것입니다.
자재마스터 MRP 뷰의 조달유형이 직접 만들지 사 올지를 결정합니다. 사내생산이면 계획오더가, 외부조달이면 구매의뢰가 나옵니다. 주방에서 직접 끓이는 육수와 완제품으로 받는 소스가 갈리는 것과 같습니다.
둘 다 가능한 설정이라면 특수조달유형이 방향을 정합니다. 직접 만드는 자재인데 계획오더가 아니라 구매의뢰가 나왔다면, 대부분 이 필드가 의도와 다르게 잡혀 있는 경우입니다.
그림 1. 자재마스터 MRP 뷰의 조달유형 설정
5. MRP를 돌리기로 한 자재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그 자재가 애초에 계산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MM03으로 자재마스터를 열었을 때 해당 플랜트에 MRP 뷰 자체가 없으면 MRP는 그 자재를 건너뜁니다. 신규 자재를 등록하면서 기본 뷰만 만들고 MRP 뷰를 빠뜨리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MRP 뷰가 있다면 그다음은 MRP 유형입니다. 일반적으로 계획 대상 자재에는 PD(MRP)가 들어갑니다. 이 값이 다르면 계산에서 빠지는데,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건 두 가지입니다.
그림 2. MRP 유형 ND — 계획없음
ND(계획없음)는 이름 그대로 이 자재를 계획하지 않겠다는 설정입니다. 소모성 자재나 수동으로 관리하는 자재에 씁니다. 이게 들어가 있으면 소요가 아무리 많아도 계획오더는 생기지 않습니다.
X0(MRP 제외, BOM 전개 포함)는 조금 더 헷갈립니다. 이 자재 자체는 계획 대상에서 빠지지만 BOM은 전개됩니다. 그래서 이 자재에는 계획오더가 안 생기는데 하위 자재에는 소요가 그대로 내려갑니다. 주방으로 치면 “이 반제품은 따로 계획하지 말고, 대신 거기 들어가는 재료는 계산해 두라”는 지시입니다.
“하위는 다 나오는데 이것만 안 나온다”면 X0을 의심해 볼 만합니다. 설정이 의도된 것이라면 정상 동작이고, 의도치 않게 들어간 것이라면 여기가 원인입니다.
그림 3. MRP 유형 X0 — MRP 제외, BOM 전개 포함
⚠️ 주의: MRP 유형과 조달유형 값은 SAP 표준 기준입니다. 회사마다 커스텀 유형을 추가해 쓰는 경우가 많으니, 실제 시스템의 선택 목록과 대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Rabbit의 한 끗
MRP가 계획오더를 안 만들었다는 건, 대부분 계산이 실패한 게 아니라 계산의 결론이 “필요 없음”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풀 때는 MRP를 다시 돌리는 것보다 MRP에 무엇을 입력했는지를 되짚는 게 빠릅니다.
주방 매니저가 준비대를 안 채워뒀을 때 매니저를 다그치는 대신 주문서·레시피·냉장고를 확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MRP는 답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아니라, 입력한 것을 그대로 계산해서 보여주는 시스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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