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생산오더 TECO, 덮어둔 냄비를 언제 내리는가
생산오더 TECO를 언제 눌러야 하는지, 잔량이 남은 채로 마감하면 무엇이 정리되고 무엇이 남는지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Rabbit입니다! 🐰
주문받은 100그릇 중 92그릇을 냈습니다. 나머지 8그릇은 재료가 모자라 못 만들었고, 손님은 이미 자리를 떴습니다. 이 냄비를 언제까지 불 위에 올려둬야 할까요.
계속 두면 다음 주문을 올릴 화구가 없고, 주방 어디에도 “이 건은 끝났다”는 표시가 안 남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정리 없이 내려버리면 남은 재료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생산오더의 TECO(Technical Completion, 기술적 완료)가 이 냄비를 내리는 동작입니다. 생산오더 상태 코드 글에서 TECO를 마지막 단계로 소개했는데, 실무에서 실제로 헷갈리는 건 “TECO가 무엇인가”보다 언제 누르고, 누르면 무엇이 남는가입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 TECO는 “더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이지, 원가가 정리됐다는 뜻이 아니다.
- TECO를 걸면 미결 예약과 잔여 능력소요가 사라져 MRP와 부하 계획에서 빠진다.
- TECO와 정산·종결(CLSD)은 각각 다른 단계다. 순서를 섞으면 원가가 오더에 남는다.
TECO가 실제로 하는 일
TECO는 그 오더로 더 이상 생산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시스템에 알리는 상태입니다. 정확히 무엇이 바뀌는지 보면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TECO를 걸면 아직 출고되지 않은 자재 예약이 삭제됩니다. 92그릇까지 쓴 뒤 남아 있던 “앞으로 8그릇분 재료가 나갈 예정”이라는 예약이 사라지는 거죠. 동시에 작업장에 잡혀 있던 잔여 능력소요도 없어집니다. 화구를 비우는 셈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그 예약과 능력소요가 살아 있는 동안은 MRP와 부하 계획이 계속 그걸 진짜 수요로 보기 때문입니다. 만들 생각이 없는 8그릇 때문에 재료 발주가 나가고 작업장이 차 있는 것으로 잡힙니다. TECO는 그 유령 수요를 걷어내는 동작입니다.
반대로 TECO를 걸어도 이미 발생한 원가는 그대로 오더에 남습니다. 92그릇을 만드느라 투입한 자재비와 노무비는 정산 전까지 오더 위에 얹혀 있습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 핵심: TECO는 “생산을 닫는” 동작이지 “원가를 닫는” 동작이 아닙니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보면 월말에 오더에 원가가 남아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언제 누르는가
정상적으로 100그릇을 다 만들어 입고까지 끝났다면 DLV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TECO로 넘어갑니다. 판단이 필요한 건 그렇지 않은 경우들입니다.
잔량을 포기하기로 했을 때. 위의 8그릇처럼 남은 수량을 만들지 않기로 확정했다면 TECO 대상입니다. 이때 실적확정 화면에서 최종확인(Final Confirmation) 표시를 함께 넣어주는 게 안전합니다. 그래야 그 공정이 끝났다는 게 명확히 남습니다.
오더를 잘못 만들었을 때. 이미 자재를 출고했거나 실적을 올린 오더는 삭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오더는 TECO로 막아 두고, 잘못 나간 자재는 반제(反除, Reversal — 이미 확정한 출고·입고를 반대 방향으로 한 번 더 처리해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 처리로 되돌립니다.
월말 마감이 걸렸을 때. 여기가 가장 판단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100그릇 중 70그릇만 만들고 마감을 맞았다면, 남은 30그릇을 어떻게 처리할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계속 이어 만들 생각이 없다면, 이 글에서 다룬 대로 TECO로 닫고 잔량은 새 오더로 새로 냅니다. 반대로 같은 오더로 이어서 만들 생각이라면 TECO를 걸면 안 됩니다. 그 오더는 열어 둔 채로 미완료 원가만 재공품(WIP) 계정으로 넘기는 방식을 씁니다. 두 방식의 차이는 SAP 생산오더 이월, 월말 마감 때 만들다 만 음식을 처리하는 법에서 비교해 두었습니다.
TECO를 걸어도 아직 남는 것
TECO 이후에도 오더 위에는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남습니다. 이걸 알고 있어야 월말에 당황하지 않습니다.
발생한 원가. 앞서 말한 대로입니다. 투입된 자재비·노무비는 오더 정산을 거쳐야 비로소 원가 대상으로 넘어갑니다. 정산이 끝나면 오더에 SETC 상태가 붙습니다.
차이(Variance). 계획한 원가와 실제 들어간 원가의 차이는 정산 과정에서 계산됩니다. 92그릇만 만들었는데 100그릇분 재료를 꺼냈다면 그 차이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미청산 WIP. 재공품으로 잡혀 있던 금액도 정산 시점에 정리됩니다. 조리 중이던 음식의 가치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SAP WIP, 아직 접시에 담기지 않은 요리의 가치에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순서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TECO(생산 종료) → 정산(원가 종료) → CLSD(오더 종결). 마지막 CLSD는 원가까지 다 정리된 오더를 완전히 닫는 상태로, 정산이 안 끝난 오더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그림 1. 생산오더가 완전히 닫히기까지 세 단계
잘못 눌렀다면
다행히 TECO는 되돌릴 수 있습니다. CO02에서 해당 오더를 열고 기능 → 처리 제한 → 기술적 완료 취소로 TECO를 풉니다. TECO를 걸 때 쓴 처리 제한 → 기술적으로 완료 바로 아래 있는 메뉴입니다.
그림 2. CO02 기능 메뉴 — 처리 제한 하위의 TECO·TECO 취소
다만 삭제된 예약이 자동으로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냄비를 내렸다가 다시 올릴 수는 있지만, 치워버린 재료가 저절로 돌아오지는 않는 것과 같습니다. TECO를 푼 뒤에는 자재 예약과 능력소요가 의도대로 복원됐는지 CO03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CLSD까지 간 오더는 한 겹 더 까다롭습니다. CLSD를 먼저 풀고 그다음 TECO를 풀어야 하며, 정산이 끝난 오더를 되돌리면 원가 쪽에도 영향이 갑니다. 그래서 CLSD는 정말로 끝난 오더에만 겁니다.
⚠️ 주의: 여기 나온 상태 코드와 T-CODE는 SAP 표준 기준입니다. 회사에 따라 TECO 권한이 특정 담당자에게만 열려 있거나 별도 승인 절차가 있는 경우가 있으니 실제 운영 기준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abbit의 한 끗
TECO를 헷갈리는 이유는 그것이 “끝”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상태 코드 목록에서 마지막에 있고, 이름도 완료니까요.
하지만 TECO는 생산의 끝이지 오더의 끝이 아닙니다. 냄비를 화구에서 내린 것과, 그날 재료비를 장부에 정리한 것은 다른 일입니다. 생산을 닫는 사람과 원가를 닫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TECO 하나로 모든 게 정리됐다고 믿으면 월말에 정체 모를 잔액이 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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