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컷오버 현장, 전쟁 같은 30시간의 기록

SAP 컷오버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 — 롤백 결정, 데이터 불일치, PP 모듈 체크리스트를 직접 경험한 실무자의 시선으로 기록합니다.

안녕하세요, Rabbit입니다! 🐰

레스토랑 이전 개업일 전날 밤입니다. 새 주방에 설비는 다 들어왔고, 메뉴판도 완성됐고, 직원들도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제 새벽에 간판 불을 켜고 첫 손님을 맞으면 됩니다.

그런데 자정이 넘어서 냉장고 온도 센서가 이상 신호를 냅니다. 새 POS 시스템에서 일부 메뉴 가격이 잘못 입력된 것이 발견됩니다. 식재료 재고 목록과 실제 냉장고 수량이 맞지 않습니다.

컷오버 개요 글에서는 계획과 준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 글은 그 계획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부딪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컷오버 현장의 진짜 모습을 공유합니다.

3줄 요약
  • 컷오버 현장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반드시 생깁니다.
  • PP 모듈 컷오버는 재고 이관·미결 생산오더·MES 인터페이스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합니다.
  • 롤백은 실패가 아닙니다. 준비된 롤백이 준비 안 된 Go-Live보다 낫습니다.

30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가

컷오버는 주말이나 명절 연휴에 진행됩니다. 비즈니스가 멈추는 시간을 이용해 시스템을 전환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시간이 프로젝트팀에게는 밤샘 마라톤입니다.

토요일 오후부터 기존 시스템이 닫힙니다. 그때부터 시계가 돌아갑니다. 런북에 적힌 순서대로 데이터 이전 스크립트가 돌고, 완료되면 다음 담당자가 이어받습니다. 오류가 나면 원인을 찾고 수정하고 재실행합니다.

새벽 두세 시가 가장 힘든 시간입니다. 낮 동안의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쌓이는 시점에, 중요한 작업들이 몰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한 프로젝트에서 30시간 넘게 현장을 지켰습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스크립트 실행 결과를 보면서, 오류 로그를 분석하고, 팀원들과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커피는 링거처럼 마셨고, 잠은 쪽잠도 못 잤습니다. 그 경험에서 배운 것을 기록합니다.

컷오버 현장에서 가장 힘든 시간은 새벽 두세 시입니다. 낮 동안의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쌓이는 시점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 이전 작업들이 몰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단력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들이 이 시간대에 집중됩니다.

롤백: 가장 용기 있는 결정

컷오버를 한 번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롤백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제가 경험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한 달 간격으로 두 번의 컷오버 시도 끝에 세 번째에 성공했습니다. 첫 번째 시도는 기초 재고 이관에서 실패했습니다. 실제 창고의 재고 수량과 시스템에 올라온 숫자가 맞지 않는 항목이 너무 많았습니다. 레스토랑으로 비유하면, 새 창고에 식재료를 옮겨놨는데 품목별 수량이 실제 재고와 다른 것입니다. 이 상태로 개업하면 첫날부터 발주가 틀리고, 요리가 안 나옵니다.

두 번째 시도는 기준정보 오류로 막혔습니다. 거래처, 자재 코드, 가격 조건 등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에서 치명적인 불일치가 발견됐습니다.

두 번 모두 롤백 결정을 내렸습니다.

💡 핵심: 롤백은 ‘Ctrl+Z’가 아닙니다. 공식적인 중단 선언이고, 한 달 동안 원인 분석과 보완을 거쳐야 다음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가 안 된 채 억지로 Go-Live를 강행하면, 이후 수개월간 더 큰 혼란을 겪습니다. 롤백을 결정하는 용기가 프로젝트를 살립니다.

SAP 컷오버 현장 타임라인 — 다운타임 시작부터 롤백 결정 분기점과 Go-Live까지 흐름 도식 그림 1. 컷오버 진행과 롤백 결정 분기점

PP 모듈 컷오버가 특히 까다로운 이유

모든 모듈이 중요하지만, 생산 모듈(PP) 컷오버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합니다.

기초 재고 이관과 검증이 첫 번째입니다. 실제 창고의 자재 수량을 SAP에 등록하는 작업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수천 개의 자재 코드와 수량이 맞아야 합니다. 하나라도 틀리면 MRP가 잘못된 발주를 내보내고, 생산 계획이 어긋납니다.

레스토랑으로 치면, 새 주방 냉장고에 모든 식재료를 옮겨놓고 재고 목록과 실물을 하나하나 대조하는 과정입니다. 냉동 참치가 10kg 있다고 시스템에 기록돼 있는데 실제로 7kg이면, 오늘 저녁 메뉴를 예약보다 덜 낼 수밖에 없습니다.

미결 생산오더 이관이 두 번째입니다. 레거시 시스템에서 진행 중이던 생산오더들을 SAP에 옮기고, 이것이 MES로 정상적으로 전달되는지 확인합니다. 컷오버 시점에도 공장은 계속 돌아갑니다. 어제까지 기존 시스템에서 관리하던 ‘지금 만들고 있는 제품들’을 SAP에 이어받는 것이죠.

생산 실적 인터페이스 처리가 세 번째입니다. 다운타임 동안 MES에 쌓인 실적 데이터를 SAP로 가져와 처리합니다. 공장은 SAP 없이도 돌아가지만, 그 실적이 SAP에 반영되지 않으면 재고와 원가가 엉킵니다.

⚠️ 주의: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Go-Live를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기초 재고 불일치는 눈에 보이지 않다가 MRP를 돌리는 순간 문제가 터집니다. 컷오버 전 데이터 검증에 충분한 시간을 써야 합니다.

현장에서 배운 것들

런북의 여백이 여유가 아니다. 각 작업 사이에 버퍼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작업보다 예상을 벗어나는 작업이 더 많습니다. 버퍼가 없으면 한 작업이 늦어지는 순간 이후 일정이 전부 밀립니다.

에스컬레이션 기준을 미리 정해둔다. “이 문제는 혼자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기준과 보고 라인을 사전에 정해두어야 합니다. 새벽 세 시에 처음 보는 오류가 나타났을 때, 혼자 끙끙 앓다가 시간을 날리는 것이 최악입니다.

소통 창구를 단일화한다. 컷오버 기간에는 단체 채팅방이나 공용 대시보드에 현재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지금 어디까지 됐어요?”라는 질문이 난무하면 현장이 흐트러집니다.

Rabbit의 한 끗

컷오버가 끝나고 처음 생산오더가 SAP에서 발행될 때, 그 화면을 보는 느낌은 특별합니다. 수개월의 작업이 실제로 작동하는 순간이니까요.

하지만 그 다음이 더 중요합니다. Go-Live 직후는 가장 취약한 시간입니다.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과 오류가 쏟아집니다. 핵심 인력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컷오버는 끝이 아닙니다. 새 주방에서 첫 날 장사를 마쳤을 때의 그 느낌, 그때부터 진짜 레스토랑이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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